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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식, 문화가 되다: SNS, 비건, 그리고 푸드트럭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

by 오늘도 반짝이는 나 2025. 5. 19.

전에는 시장 골목 어귀나 학교 앞에서 허기를 달래던 간식이 전부였던 길거리 음식이, 이제는 시대를 담는 하나의문화 콘텐츠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감각을 읽는 소비자들, 특히 MZ세대가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맛있는 걸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식이 주는 경험과 가치를 함께 소비합니다. 비주얼에 민감한 SNS 트렌드, 윤리적 소비로 이어지는 비건 열풍, 그리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문화를 전하는 푸드트럭까지오늘날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SNS형 간식의 탄생

요즘 길거리 음식은 그저맛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한눈에 끌리는 비주얼, 짧은 영상으로도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요소, 그리고 공유하고 싶은 감성까지 갖춰야 비로소 주목을 받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떡소떡입니다. 소시지와 떡을 번갈아 꽂아 구운 단순한 꼬치지만, 유명 유튜버들과 방송 출연을 계기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후 마늘소스, 매운 불닭소스 등 다양한 변형이 쏟아졌고, 급기야 대형 프랜차이즈 메뉴로도 자리잡았습니다.

이와 비슷하게치즈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핫도그’, ‘불닭소스가 끓어오르는 떡볶이컵’, ‘무지개 아이스크림같은 메뉴들도 SNS상에서 큰 반응을 얻으며 길거리 음식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먹는 장면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다 보니, 이제는 음식의 소리와 흐름까지도 연출의 일부가 된 셈이죠.

재미있는 건 이 흐름이 특정 세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중장년층도 SNS나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올리고, 유튜브 쇼츠로 먹방을 공유합니다. 길거리 음식은 그렇게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자,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언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윤리적 선택의 확장: 비건 길거리 음식의 등장

 

한때는 길거리 음식 하면 기름지고 자극적인 맛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그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비건이라는 키워드와의 만남입니다. 채식은 이제 소수의 선택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고 나의 건강과 가치를 지키려는 일상의 선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두부 순대, 콩고기 핫도그, 비건 컵떡볶이 등은 이제 서울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감각적인 공간과 젊은 소비자가 많은 성수, 망원, 혜화 일대에서는 이런 메뉴를 주력으로 삼는 푸드트럭이나 팝업 형태의 간이 매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맛에 대한 기준도 바뀌고 있습니다. 고추장 대신 고구마 베이스를 활용한 소스, 유제품 대신 식물성 치즈를 활용한 핫바, 글루텐을 제거한 튀김 등비건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충분히맛있고 재밌는음식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음식들은 SNS를 통해건강하지만 세련된이미지로 소비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길 위의 무대, 푸드트럭이 바꾸는 외식 풍경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법영업으로 낙인찍히던 푸드트럭은 이제 거리에서 가장 감각적인 외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대구 푸드트럭 페스티벌, 부산 감천문화마을 행사 등에서 그 존재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푸드트럭의 가장 큰 강점은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정된 가게가 아닌 덕분에 유동 인구가 많은 곳,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는 곳마다 모습을 바꿔가며 찾아올 수 있고,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춘 메뉴로 소비자의 입맛을 빠르게 공략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 메뉴, 겨울엔 뜨끈한 국물 간식계절을 입은 메뉴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푸드트럭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젊은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Z세대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SNS 홍보, 감각적인 조명과 음악, 포토존까지 적극 활용해 음식 이상의문화를 팝니다. 일부 브랜드는 프랜차이즈처럼 확장되며, 도시를 넘나드는 이동식 팝업 스토어 형태로 진화하고 있죠.

푸드트럭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거리 위의 무대이자 창업자들의 꿈이 펼쳐지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푸드트럭
한국 대학신문 축제때 나타난 푸드트럭에서 발췌

한 끼를 넘어서, 삶을 말하는 길거리 음식

이제 길거리 음식은 더 이상시장표 간식에 머물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 감각적으로 담기는 SNS 콘텐츠가 되고, 비건과 함께 가치 있는 소비로 확장되며, 푸드트럭이라는 자유로운 무대를 통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종로의 좁은 골목에서, 강남역 한복판에서, 혹은 지역 축제의 현장에서누군가는 소떡소떡을 들고 웃고, 누군가는 비건 컵떡볶이로 가볍고 윤리적인 한 끼를 해결하며, 또 누군가는 푸드트럭의 조그마한 창 너머로 꿈을 키웁니다.

그 모습들 하나하나가 모여 지금의 한국 길거리 음식 문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단지 먹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여주고, 시대를 반영하며,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는 풍경. 그것이 오늘 우리가 길 위에서 마주치는 진짜 음식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