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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사로잡는 세 가지 간식(호떡, 김밥, 어묵)

by 오늘도 반짝이는 나 2025. 5. 20.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감각은 '냄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음식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그중에서도 전통시장 안팎에서 풍겨오는 간식 냄새는 그들의 걸음을 붙잡는다. 달콤하고 따뜻한 호떡,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김밥, 그리고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인 어묵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세 가지 간식이다. 단순한 길거리 음식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한국인의 정서와 일상,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호떡 떡볶이 어묵
호떡 떡볶이 어묵

따끈한 단맛, 외국인을 멈춰 세우는 ‘호떡’

겨울이 되면 한국의 거리에는 특유의 향이 퍼진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호떡이다. 지글지글 철판 위에서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흑설탕 냄새가 퍼지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발길을 멈추게 된다. 외국인에게 이 경험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겨울을 대표하는 소리와 향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호떡은 단순한 밀가루 간식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견과류, 계피, 설탕이 녹아들어 있어 예상치 못한 맛의 조합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국에서 유래된 간식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현지화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씨앗을 넣은 건강한 호떡, 쌀가루로 만든 쫄깃한 호떡 등도 등장해 외국인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간식이 되고 있다.

호떡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외국인의 모습은 이제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이나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뜨거운 호떡을 손에 들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그 따뜻함과 달콤함이 여행의 피로를 날려버린다. 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닌, 계절을 기억하게 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적 체험이 된다.

작지만 완벽한 조화, 손 안의 한 끼 ‘김밥’

김밥은 외형만 보면 일본의 스시와 유사해 보이지만, 그 내면은 전혀 다른 한국적인 음식이다. 외국인들이 처음 김밥을 접했을 때 자주 하는 말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는 것이다. 김밥은 밥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리고 김으로 돌돌 만 후, 한입 크기로 썰어낸 형태다. 준비가 간단하면서도 맛은 깊고 조화롭다.

기본 김밥에는 단무지, 우엉, 당근, 시금치, 달걀지단, 어묵 등이 들어가며, 모든 재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된 맛을 만들어낸다. 요즘은 불고기김밥, 참치김밥, 치즈김밥 등 다양한 변형이 생겨 외국인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하나의 음식 안에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김밥은 가격도 저렴하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전통시장, 편의점, 지하철 역사, 포장마차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포장해 들고 다니기에도 편해 실용성이 매우 높다. 야외에서 식사를 하거나, 짧은 여행 중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외국인들에게 김밥은 더없이 이상적인 선택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속이 꽉 찬 김밥은 한 조각 안에 한국의 정성과 맛을 담고 있다.

따뜻한 국물로 전하는 정, 한국의 ‘어묵’

추운 겨울, 서울의 거리 곳곳에서는 포장마차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 어묵이 있다. 외국인들이 특히 놀라워하는 건 어묵 그 자체보다도 함께 따라오는 뜨끈한 국물이다. 멸치, 다시마, 무로 우려낸 이 국물은 단순히 맛있는 걸 넘어서 따뜻한 정을 담고 있다.

종이컵에 어묵 꼬치를 꽂아 국물과 함께 내어주는 방식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생소하지만 동시에 흥미롭다. 이들은 단순한 간식 하나로 한국의 겨울 정취, 길거리 문화, 사람들의 친절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어묵 자체도 종류가 다양하다. 기본 어묵부터 김치 어묵, 치즈 어묵, 심지어 떡을 넣은 어묵까지 있어 각각 색다른 식감을 제공한다.

저렴하면서도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어묵은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이자, 한국인의 일상 속 한 부분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어묵을 먹는 행위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의 생활방식을 체험하는 일이다. 한 손에 꼬치 어묵을 들고, 다른 손엔 국물 컵을 들고 거리를 걷는 모습은 외국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호떡, 김밥, 어묵. 이 세 가지 간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거리와 사람, 계절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작은 문화 체험이자 감성적 경험이다. 외국인에게는 이들 간식이 단순히 ‘맛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를 오감으로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여행에서의 진짜 기억은 종종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이런 평범한 거리의 장면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한국의 길거리 간식을 맛보는 일은 그래서 하나의 ‘문화 여행’이 된다.